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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왕국

재미로 읽는 단편 수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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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는 단편 수필

SunLight :D 2016. 12. 15. 23:18

첫번째 이야기 : 나의 별명, 뻔데기 - 조화성


나의 별명은 '뻔데기' 입니다. 그 이유는 나의 중요한 곳이 작아서이죠. 내 별명이 왜 뻔데기인지 이유를 말해 드리겠습니다.

2학년 2학기 때,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어떤 아이가 내 허리를 잡고 끈질기게 잡아당겼습니다. 그 아이는 마치 거머리 같았습니다. 바지춤을 끝까지 까 내렸습니다. 그 아이의 얼굴조차 볼 틈이 없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내 머릿속에 우선 '거시기'부터 가리자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게 이루워지질 않았습니다. 그때 화장실에서 나와 같이 있던 애들은 제볼일을 다 보고는 내 '거시기'를 보고 놀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난 부끄러워서 '남대문'을 잠그고 우리 교실로 도망갔습니다.

그 다음날 학교에 갔습니다. 그런데 또 오줌이 마려 오기 시작한 것 입니다. 그래서 난 빨리 교실로 들어가 내 자리에다가 가방을 놓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 갔습니다. 난 '우선 위기는 넘겼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 나랑 같이 화장실에 있던 애가 화장실 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난 화장실에 숨었습니다. 하지만 그 애가 날 본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화장실로 들어온 내가 자기를 보고 도망친 것을 알고 날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그때 담임 선생님이시던 박철운 선생님께써 지나가셨습니다. 가슴이 엄청 두근거렸습니다. 선생님이 그 애에게 "뭘 그렇게 열심히 찾냐?"고 물어 보자 그 애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며 그냥 갔습니다.  난 문틈으로 살짝 내다보고'그 애가 없는갑다.' 생각하고 화장실에서 나왔습니다. 왜 화장실에 숨었냐고. 난 창피하여 대답도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있으니 선생님도 그냥 지나 가셨지요. 교실로 들어갔는데 잠시 후, 어떤 친구(그 친구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가 나에게 "야, 뻔데기"라고 말했습니다. 알고 보니 내가 뻔데기라는 것을 반 아이들이 모조리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몇몇 애들은 나보고 뻔데기라고 부릅니다. 나는 아이들이 내 '거시기'갖고 놀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엊그제 <구성애의 아우성>이란 성교육 비디오를 보니 사람마다 그곳의 크기는 다르고, 크기가 남자 구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니 이 사실을 잘 기억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는 키가 작은 편이므로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는 것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두번째 이야기 : 커닝 - 이석용


남들이야 슬펐던 일들이 쇠털같이 많겠지만, 나에게 있어 특별히 슬픈 기억은 없다. 너무 슬픈 일이 많아서였는지, 아니면 내가 너무 낙천적이어서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날 일어났던 작은 사고는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 나는 그때 그 사건을 생각할 때마다 서글퍼진다.

지금 역시 항생이지만, 가끔씩 중학교 때의 여러 가지 추억들을 떠올려 보면서 정신 나간 사람마냥 히죽히죽 웃을 떄가 많다. 그런데, 즐거운 추억들을 하나하나 들추어 내려가다 보면 개중에는 분명히 찝찝한 추억도 섞여 있다. 좋지 않은 추억으로 나는 어김없이 그 일을 또 떠올리게 된다. 시험 날 아이들의 그 초조한 표정. 나는 또다시 그 일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날도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서 덜덜덜 떨고 있었다. 배가 아프다고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나오지도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연필을 집고 있는 손 사이로 식은땀을 흘리는 친구도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 없던 날이었다. 그때, 나는 문득 내 양옆에 앉아 있는 내 친구들이 여느 때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두 학생이 다 공부를 잘 하는 모범생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얼굴이 하양게 질려 있었다. 아마 자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1,2위를 다투는 그 두 학생이 그렇게 초조해 하고 있다는 게 그때 나로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두 사람이 일어나서 자기네들끼리 무언가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때까지도 그들이 무슨 짓을 할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그리고 첫 번째 시험 시간이 되었다. 나는 너무 긴장해서 주위를 살필 틈이 없었다. 시험지를 받고 겨우 정신을 차리기는 했지만, 시계가 짤깍짤깍 넘어가는 소리를 들을 떄마다 심장이 곤두박질을 쳐서 이름조차 제대로 쓸 수가 없었다. 한10분 동안은 내가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간신히 진정을 시키고 나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나는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되었다, 모범생이라고 생각했던 그 두 사람이, 날 사이에 두고서 서로 커닝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들은 깜짝 놀란 듯이 찔끔거렸다. 나는 아무 소리 안 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평상시 착하기만 했고, 더군다나 선생님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던 두 학생이 서로 짜고 커닝을 했다는 사실은 내가 그들에게서 느끼고 있었던 환상을 한순간에 박살내 버렸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들은 서로 경쟁하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사이좋게 좋은 점수를 받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한 시간이 끝난 뒤, 그들은 나에게 같이 커닝할 것을 제의했고, 간곡한 부탁을 뿌리치기 힘들어 나는 결국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말았다.

하지만 둘째 시간은 재수 없게도 선생님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것도 정작 장본인들이 아닌 나 혼자서만 걸린 것이다. 지금도 너무 생생한 건, 내가 교무실로 끌려갈 때, 날 모른 체하고 고개를 돌리던 그 두친구의 모습이다. 더구나 아이들에게 내가 주동자인 것처럼 헛소문을 퍼트린 뒷이야기까지 포함하면, 내가 얼마나 분개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에는 세 사람이 다 혼이 났지만, 그들은 그때조차도 모든 일을 나에 덮어씌우려고만 했다.

끌려갈 때 친구를 외면하던 그 친구들의 마음을 나는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결코 양심 불량이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단지 엄마, 아빠한테 혼나는 것이 두려워 커닝을 했던 것뿐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다른 친구들에게 변명을 늘어놓는 것을 포기했다. 별일 아닌 거 가지고 너무 감성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깟 하찮은 시험 하나 때문에 소중한 친구를 외면한 그들이 얼마나 큰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삐딱한 교육열기가 우리 학생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귿ㄹ이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슬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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